파워엘리트 비밀회의 ‘빌더버그’를 아시나요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거물들의 비밀회의인 ‘빌더버그 회의’가 5∼8일 독일 뮌헨 인근의 소도시 로타흐에게른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장소로 알려진 도린트 소피텔. 사진 제공 도린트 소피텔(www.tagungshotel.com)


파워 엘리트들의 비밀회의인 빌더버그 회의가 이번 주 열린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유대계 부호 로스차일드 가문의 재정적 후원 아래 1954년 네덜란드의 빌더버그 호텔에서 처음 열려 ‘빌더버그’란 이름이 붙은 이 회의는 바티칸의 콘클라베보다 더 비밀스럽기로 유명하다. 회의 일정과 장소, 토론 내용이 외부에 일절 알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비밀 준수’ 서약을 하며 회의가 열리는 호텔의 직원들도 보고 들은 것을 절대 말해선 안 된다.

어떤 얘기가 오가는지 알려지지 않는데도 이 회의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는 참석자들 면면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 운영위원회에는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방크 회장, 위르겐 슈렘프 다임러크라이슬러 회장, 리처드 펄 전 미국 국방부 자문역, 피터 서덜랜드 골드만삭스 회장, 제임스 울펀슨 세계은행 총재 등이 포함돼 있다.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 내정자를 비롯해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ABC 등 언론계 인사들도 다수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매년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등 중량급 인사들이 초청 연사로 나선다.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탓에 음모론도 무성하다. 유로화와 유럽연합(EU)에 대한 아이디어가 이 회의에서 나왔다는 소문도 있다. 일부에서는 “보수파들이 모여 세계화 플랜을 쑥덕거리는 모임”이라는 비판도 있다.

빌더버그 회의는 세계 지도자들의 데뷔 무대가 되기도 한다. 1991년에는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1993년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노동당 의원이 이 회의에 참가해 얼굴을 알렸다. 올해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자유의 확산’과 ‘폭정 종식’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민주주의를 말한다’의 저자로서 최근까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해외 유대인 담당 장관이었던 나탄 샤란스키가 처음으로 이 모임에 참석한다.

FT에 따르면 올해 모임에선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사회로 ‘자유’를 주제로 한 토론이 진행된다. 핵 비확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다. 정확한 일정과 장소는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블로거들의 추적에 따르면 회의는 5∼8일 독일 뮌헨 인근의 소도시 로타흐에게른의 도린트 소피텔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동아일보 200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