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중독에서 벗어나라


‘쇼핑 중독’이라는 말을 들으면 여러분은 무슨 생각을 했는가? 나랑 전혀 관계없는 소리라고? 정말 그러한가?

여성은 생각보다 쉽게 쇼핑 중독에 빠져든다. 우울해서, 사는 게 재미없어서, 외로워서, 남들로부터 인정 받고 싶어서, 아니면 여가 활용 차원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쇼핑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새 심각한 질병이 되어 버린다.

독일의 사회학자 롤프 하우블 박사는 특히 25세에서 40세 사이의 여성이 쇼핑 중독을 많이 앓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해당 여성의 대부분은 자신만의 직업을 가진 자신감이 넘치는 독립적 여성이다. 하지만 이런 겉 모습 뒤에는 옷이건 화장품이건 가리지 않고 미친 듯이 사대며 허전함을 달래는 우울한 모습이 감추어져 있다.

그렇다면 왜 쇼핑 중독은 유독 여성들이 걸리는 걸까? 아마 쇼핑이란 것이 여성이 전담하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돈을 관리하는 쪽은 남성이다. 여성이 자기 이름으로 된 예금 계좌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불과 얼마 전이다. 그래서 여성은 직장에서는 능력 있는 직원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릴 권한이 있지만, 가정으로 돌아가면 남편과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쇼핑 중독은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립을 막는 남편에 대한 형벌인 동시에 의지가 박약한 자신에게 내리는 형벌이다.

자신의 무력함에 대한 분노를 표출할 출구를 찾다가 쇼핑 중독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사고 싶은 물건을 발견하는 순간 심장 박동이 빨라지며 극도의 흥분 상태가 시작된다. 기분이 좋아지고 이런 즐거운 기분을 놓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사고 또 산다. 하지만 쇼핑 백을 가득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 행복은 심각한 우울로 돌변한다. 수치스럽고 죄책감을 느끼고 산 물건들을 다 없애 버리고 싶다. 쇼핑 중독은 절망의 외침이요 도와 달라는 호소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런 외침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직장에서 인정 받고 있고 열심히 일하느라 사람을 만나 즐길 시간이 없는 싱글 여성은 그들이 쇼핑을 하는 이유가 외로움 때문이라는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한다. 판매원이 내미는 커피 한 잔, 상냥한 미소가 그들을 쇼핑으로 유인하는 원인이다. 물건을 사고 있는 동안은 인정 받을 수 있고 찬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단 그 순간이 끝나면 고독은 더욱 강하게 밀려온다. 새로 산 옷들은 옷장 속에 그냥 걸려 있고 또다시 찾아온 허탈감을 새로운 쇼핑으로 잊으려 한다.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쇼핑 중독의 또 다른 원인은 자신감의 부족이다. 유명한 디자이너 한 사람은 자기 제품의 전면광고 하단에 이런 글을 새겨 넣었다. “그런데 좀 비싸네요.”

이런 광고의 메시지는 단 하나, 광고 속의 물건을 소유하는 사람은 우아하고 귀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자신감이 없어 잘 흔들리는 사람들은 광고의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비싸서 남들이 감히 살 수 없는 물건을 사게 되면 자신의 가치가 덩달아 오르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있어 값비싼 물건은 사회적인 신분 상승과 타인의 인정을 약속한다. 하지만 그것은 희망 사항일 뿐이다. 처음엔 당신의 쇼핑에 감탄사를 연발하던 사람들도 얼마 안 가 조롱과 불신으로 일관할 것이기 때문이다.

“분수에 맞지 않는 비싼 옷으로 뭘 과시하겠다는 거야?”

“돈이 어디서 났어?”

돌아오는 건 인정이 아니라 냉소와 고립뿐이다. 비싼 옷은 주변 사람들과의 사이에 거리감만 만들어 낼 뿐이다. 무절제한 쇼핑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은 돈을 버는 첫번째 비결이다.

<'당당한 여자의 돈 관리법'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