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 충돌의 흔적들

소행성 충돌 상상도

소행성충돌 상상도

지구 궤도 가까이에 위치한 소행성을 NEO(near earth objects)라고 부른다. 또한 미래에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을 PHA(Potentially Hazardous Asteroids)라고 하며, 2000년 12월 21일 현재 264개가 확인되었다. 소행성의 궤도가 비교적 정확하게 계산된 경우에는 언제 얼마나 지구 가까이 접근할 것인지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직 일부만이 확인되었을 뿐이기는 하지만, 다행히 현재까지 발견된 PHA 중에는 가까운 장래에 지구에 크게 위협적인 것은 없는 듯 하다. 가까운 장래에 가장 지구 가까이 접근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은 1999 AN10이라는 소행성으로 2027년 8월 지구로부터 약 0.002652 AU까지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AU는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평균거리이며, 지구에서 달까지의 평균거리는 약 0.0026 AU이다.

 

미국 Minor planet center에 의해 작성된 2000년 12월 21일 현재 행성과 소행성의 위치. 원은 안쪽부터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의 궤도를 나타낸 것이다.

만약 소행성이나 혜성이 충돌한다면 어떤 변화가 지구상에 일어날까? 이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마 과거의 충돌 기록을 살펴보는 것일 것이다. 지구는 탄생 이후 수많은 소행성과 혜성의 충돌을 경험하였고, 이들은 지구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일으켰다. 가장 유명한 예는 중생대 지구를 지배했다가 갑자기 지구상에서 사라진 공룡의 멸망 원인이 된 소행성의 충돌일 것이다.

1980년 대 초 미국 알바레즈 교수는 중생대와 신생대 지층의 경계(K-T 경계)에 해당하는 퇴적암이 다른 암석에 비해 매우 높은 이리듐(Ir) 함량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리듐은 지구화학적 분류에 의하면 친철원소에 해당한다. 후에 K-T 경계층에서는 이리듐 외에도 다른 친철원소들의 함량 또한 높음을 알게 되었다.  친철원소들은 지각을 구성하고 있는 규산염 광물보다는 철(Fe)로 분배되어 들어가길 좋아하는 원소들이다. 지구의 경우 이런 친철원소들은 주로 철로 이루어진 핵에 농집되어 있으며 지각이나 맨틀에는 매우 소량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석들은 일반적으로 지각이나 맨틀물질에 비해 이리듐 함량이 매우 높으며, 운석은 대부분 소행성의 파편으로 알려져 있다. 거대한 소행성이 중생대 말기에 지구에 충돌하였다면 소행성을 구성하고 있던 물질들은 충돌에 의해 생성된 먼지 구름과 함께 전 지구를 덮었을 것이다. 이들 먼지 구름은 지표로 서서히 내려 앉아 K-T 경계층에 포함되었을 것이다. 먼지 구름은 태양빛을 차단하여 지구에 빙하기를 가져왔으며 공룡을 비롯한 수많은 생물들이 멸종하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이 이론이 발표된 후 많은 과학자들이 이 시기 운석이 충돌하여 만든 운석충돌구가 있는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약 10년 후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 북측 바다 속에 감춰진 직경이 200km에 가까운 운석 충돌구가 발견되었으며 형성 시기가 K-T 경계에 해당함이 밝혀졌다.

 

미국 아리조나(베린저) 운석 충돌구.

직경이 약 1 km인 이 운석 충돌구는 Canyon Diablo라는 철운석이 충돌하면서 만들어 졌다.

소행성의 충돌에 의한 파괴력은 얼마나 될까? 소행성이 충돌하여 생성하는 충돌구의 지름은 소행성의 지름에 약 20배 정도이다. 만약 직경 1 km 정도의 소행성이 충돌한다면 약 20 km의 직경을 갖는 충돌구가 생성되는 셈이다. 이 정도의 충돌이라면 거의 8.7 x 1011 톤의 TNT 폭탄의 위력과 같다. 이로 인해 방출되는 에너지는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위력의 약 4백만 배에 해당하며 충돌 장소 뿐 아니라 전 지구가 영향을 받는다. 이렇게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방출되는 이유는 소행성이 지구대기로 진입하는 속도가 초속 20km 정도로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직경 1km 정도의 소행성은 떨어지는 확률은 매 35만년에 하나 정도로 추정된다

 

지구상에서 확인된 충돌구의 위치

지구에 소행성이나 혜성이 충돌한 흔적은 그리 오래 보존되지 못한다.

지구 상에서 일어나는 풍화, 침식, 퇴적, 화산, 지질 활동등과 같은 끊임없는 지질활동과 판의 이동에 의해 지각이 생성되고 소멸되는 과정이 그 흔적을 지워버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구상에서 확인된 운석 충돌구는 약 150개에 이른다. 아직 계속 연구가 진행 중인 것을 감안한다면, 확인이 가능한 운석 충돌구의 숫자는 이 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다. 확인된 충돌구는 주로 북미 대륙, 유럽, 호주 대륙에 분포하며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연구가 극히 미비하다. 현재 지구상에서 발견된 가장 큰 충돌구는 남아프리카에 있는 Vredefort 충돌구이다. 약 20억년 전 만들어져 심하게 침식된 이 충돌구는 생성 당시 거의 300 km 정도의 직경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소행성-혜성의 크기에 따른 충돌 빈도수

혜성이 지구상에 충돌한 기록은 소행성에 비해 매우 찾기가 힘들다. 혜성은 주로 얼음과 비교적 약한 암석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그 흔적을 찾기가 힘들다. 혜성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는 현상이 20세기 초 시베리아에서 일어났다. 1908년 약 직경이 약 30에서 50 m 정도로 추정되는 물체가 시베리아 퉁구스 강 근처 공중에서 폭발하였다. 그 영향으로 약 2000 km2에 걸쳐 나무들이 잘려나가고 쓰러졌다.

최근에 인류가 관찰할 수 있었던 혜성의 충돌은 다행히 지구가 아니라 목성에서 일어났다. 미국의 과학자인 슈메이커 부부와 리비에 의해 발견된 이 혜성을 발견된 이 혜성은 목성에 다가 가면서 목성의 중력에 의해 여러 개로 부서졌으며 1994년 7월 차례로 목성에 충돌하였다.

<아마겟돈과 딥임팩트 - 서울대 최변각 교수>

 


 

 

남산만한 소행성 어제 지구 스쳐가

 

길이 4.6㎞, 폭 2.4㎞ 크기의 거대한 소행성 `4179  토타티스'가 29일 지구를 160만㎞ 이내의 거리로 스쳐 지나갔다고 BBC 인터넷판이 이날  보도했다.

    인터넷상에서는 이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으나 실제로 이날 오후 1시35분(국제표준시) 지구와 최근접한 거리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4배인 160만㎞ 정도였다.

    그러나 토타티스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에 160만㎞까지 근접하는 것은  천문학적 기준으로는 매우 가까운 것일 뿐 아니라 드문 현상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지구인접물체연구소(NEOPO) 소장인 단 요먼스 박사는 "토타티스의 궤도는 매우 잘 알려진 것으로 이번과 같은  근접 현상은 앞으로 또다시 500년이 지나야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번 토타티스가 지구에 이 정도로 근접했던 시기는 1353년이었으며  앞으로는 2562년에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 1989년 프랑스 과학자들이 발견, 켈트족 신의 이름을 따 토타티스로  명명한 이 소행성은 두 개의 암석 덩어리가 가느다란 목으로 연결된 이상한 형태와 독특한 자전 방식 때문에 태양계에서 가장 이상한 천체 중 하나로 생각돼 왔다.

    과학자들은 이 천체가 과거 맹렬한 충돌을 겪은 결과 자전 축이 수시로 변해 하루 길이가 지구 기준으로 5.4일과 7.3일의 두 가지가 있는 독특한 성질을  갖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거나 위험할 정도로  근접할  경우에 대비, 이런 소행성을 파괴하거나 진로를 바꾸는 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돈키호테'계획을 추진중이며 NASA 역시 소행성 `템펠 1'의 표면에 폭발물로 구멍을  뚫어  그 영향을 측정하는 `딥 임팩트'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youngnim@yna.co.kr


연합신문 2004.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