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서 경륜하던 40대 음독 자살

▲ 창원경륜공단 모습. 건물 아래 주차장에 차량이 빽빽히 들어서 있다.

창원경륜장 화장실에서 빚에 시달리던 40대 남자가 음독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 경륜장의 폐해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창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30분경 창원경륜공단 2층 남자화장실에서 하아무개(48. 의령)씨가 농약을 마시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긴 뒤 숨졌다.

창원경륜공단 안전관리요원이 하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안전관리요원이 처음 하씨를 목격했을 때 하씨는 화장실 좌변기 오른쪽으로 쪼그린 채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씨는 급히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약물 중독이 심해, 의료진으로부터 별다른 해독방법이 없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옮긴 뒤 16일 새벽에 숨을 거두었다.

경찰은 하씨가 도박 빚에 시달리다 음독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씨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되었는데, 유서에는 "창원경륜장에 드나들면서 집을 팔고 퇴직금, 신용카드, 사채 등의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워 자살을 결심했다"고 적혀 있다. 경찰은 하씨의 사건 경위와 자살 동기 등을 수사하고 있다.

그동안 경륜이 건전한 오락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어 왔으며, 이번 자살사건을 계기로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13지방선거 때 경륜장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는데,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 후보가 있었는가 하면, 사행심을 조장해 사회적으로 폐해가 크다고 주장하는 후보도 있었다.

이번 하씨 사건이 터지자 창원경륜장 이용자 중에는 '폐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창원경륜공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15일 오후부터 하씨의 '음독자살 사실'을 알리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경륜으로 생을 마감하다니"라는 글에서, "모든 사행 스포츠는 없어지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문제해결은 쉽지 않다. 지금도 잃은 돈을 만회하려 하는 사람들이 여기 저기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경륜공단은 지금이라도 머리를 싸매고 연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과 같은 식으로 계속 운영된다면 제2, 제3의 비관자살자가 속출할지도 모른다"라고 주장했다.

윤성효 기자

오마이뉴스 2002년 11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