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중독’ 열병앓는 한국

 

“오늘부터 은행에서 대출받은 1,000만원으로 베팅 시작합니다.

로또복권 관련 모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 있는 글이다. 이 네티즌은 현재 100만원어치 로또복권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로또복권은 10만원 이상은 구입할 수 없다. 그러나 여러 복권방을 돌아가며 구입하는 방식으로 50만원씩 2회에 걸쳐 구입했다. 앞으로도 50만원씩 18회를 구입해 1,000만원을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원을 알 수 없는 이 네티즌의 기행에 수많은 격려의 글이 이어진다.

대한민국이 로또복권 열풍에 휩싸여 몸살을 앓고 있다.

강모씨(34·회사원)는 “지난주 65억원이 당첨된 J모씨 소식을 듣고 무력감에 빠졌다”며 “점심시간이면 복권방으로 달려간다”고 말했다.

고작 6회차가 추첨됐을 뿐인데 로또에 중독증세를 보이는 사람도 있다.

조모씨(31·상업)는 “번호가 정해진 기존복권과 달리 내가 직접 번호를 고를 수 있는 로또복권의 매력에 빠졌다”며 “번호를 열심히 분석하다보면 언젠가는 인생역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씨(33·회사원)는 “월요일부터 사면 매일 사게 돼 추첨이 있는 토요일에만 구입하려고 애쓴다”며 중독증을 호소했다. 한 로또 관련 커뮤니티의 회원수는 3만명을 넘어섰다. 이곳에는 회원들의 근거없는 당첨비결이 떠돌고 있다.

이같은 로또열풍에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곳은 따로 있다. 바로 복권사업체인 국민은행은 물론이고 판매상인들이다. 로또 복권방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지난주 금요일에는 1,500만원어치를 판 복권방도 있었다”며 “수수료율 5.5%를 따져보면 하루에 80여만원은 족히 벌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가장 많이 로또복권을 판매한 ‘복권명당’ 복권방 신동선씨(68)는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점심시간에는 근처 직장인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로또복권판매 한달반 만에 약14억원의 판매대행·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국민은행은 올해 로또판매목표액이 3,440억원이나 이를 초과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지금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국민은행의 로또 관련 수입은 대행수수료(68억8,000만원)와 판매수수료(56억7,000만원)를 합해 125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민은행 복권사업팀 한희승 과장은 “사행심을 억제하기 위해 ‘미스터리 쇼퍼’(손님으로 가장해 복권을 10만원 이상 구매하는 직원)를 운용해 10만원 상한선 방침을 어기는 상점은 판매를 금지시킨다”며 “건전한 복권문화를 형성키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명진 genius@sportstoday.co.kr

스포츠 투데이 2003년 01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