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노숙자'

 

도박은 젊은 공군 대위의 목숨까지 집어삼킨다. 19일 오후 10시 50분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연출 윤성만)는 늘어나는 카지노 관련 사망사고를 비롯, 강원랜드의 도박 열풍이 불러 온 카지노 노숙자들, 고리 사채의늪에 허덕이는 사람들, 가정 파탄에 몰린 사람들을 살펴본다.

2001년 2건에서 2002년 5건으로 늘어난 카지노 관련 사망 등 사회적 부작용은 심각해지는 데 반해 예방 및 치료 프로그램 개발은 전무한 실정이다.

3월 26일 오전 6시 강원랜드 스몰카지노 인근 공사장 굴삭기에서 차가운시신으로 발견된 공군대위 고씨(38)의 사례는 카지노가 돈은 물론이고 목숨까지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사례다.

목을 매 자살한 고씨는 3월 15일 부대에 휴가를 내고 카지노를 찾은 뒤가져온 돈을 모두 잃고 인근 전당포에서 1,300여만 원 가량을 ‘카드깡’으로 구해 휴가 마지막 날인 25일까지 열흘간 도박에 파묻혔다.

카지노 노숙자들의 대표적인 유형을 보여주는 신씨(32). 6개월째 카지노주위를 서성거리고 있다. 결혼 자금 7,000만 원을 이틀 만에 날려버리고결혼할 여자와 헤어진 그는 안면이 있는 손님들에게 푼돈을 구걸해 한끼식사를 해결하며 사우나를 전전하고 있다.

노숙자들은 다시 사회로 돌아가지 못하고 구걸의 행렬 속으로 들어간다는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이들은 1만원 짜리 칩을 구걸해 가면서 209만분의1의 대박의 꿈을 버리지 못한다. 구걸로 하루를 연명하는 이들은 신씨 외에도 현재 정선 카지노에만 200여 명을 넘어선다.

박씨(39)처럼 전재산 1억5,000만원을 날리고 2억원의 빚을 진 채 더 깊은사채의 수렁으로 들어가는 이들, 회사원 김씨(52)처럼 도박 자금을 얻으려가족을 폭행한 사람들까지 여러 유형을 짚었다. 이런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이나 구제 방법도 살폈다.

윤성만 PD(38)는 “28일이면 강원랜드 개업 2주년이 되지만, 결국 카지노노숙자만 양산했다”면서 “세금을 거둬들일 목적으로 각 지자체에서 아무런 대책도 없이 경륜과 개경주, 카지노 유치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는 세태에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한국일보 2002년 10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