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중독 명문대생 자살

 

 사이버 세상에 중독된 명문대생이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죽음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ㅅ대 전기공학부 2학년인 이모씨(21)가 지난 21일 오후 8시30분쯤 자신의 방안에 있는 철봉에 줄넘기 줄로 목을 맨 채 숨져있는 것을 이씨 아버지(55·교수)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가 운영하는 ‘섬광의 끝’이라는 홈페이지 초기화면에는 자살에 사용한 줄넘기 사진과 함께 “줄넘기나 해야지. 줄에 걸렸네. 잠깐 이대로 있어도 괜찮겠지”라는 글이 남겨져 있었다.

이씨의 방안에서 발견된 캠코더에는 자살 예행연습 장면이 담겨 있었으며 “생각보다 많이 아프다”는 이씨의 육성도 녹음돼 있었다.

또 이씨는 생일이던 자살 전날에는 “게임이랑 비슷한 것 같애. 아이템과 레벨에 대한 집착 때문에 지금까지 아까워서 사는 것 같아. 지금은 레벨도 아직 낮으니까 사는 이유와 자신을 바꿀 힘이 없다면 이런 게임 관두면 되잖아”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이씨의 홈페이지에서는 잔혹한 살인장면을 담은 동영상과 결박된 10대 소녀 및 자살을 동경하는 듯한 애니메이션 등 잔혹하고 엽기적인 내용이 발견됐다.

이씨 아버지는 “최근 아들이 컴퓨터 게임과 일본 애니메이션에 심취해 우울증세를 보여 정신병원에 데려가려고 했다”고 경찰에 밝혔다.

 

<조현철기자 cho1972@kyunghyang.com>

 경향신문 2003년 07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