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울리는 인터넷 아바타
 


아바타는 두 얼굴의 사나이인가.

국내 인터넷산업의 효자 아이템이자 대한민국 대표 문화상품으로까지 떠오른 아바타가 지나치게 높은 가격과 무분별한 소비를 조장하는 등 끊임없이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급기야 지난 24일엔 11살짜리 초등학생이 아바타를 사는 데 6개월간 170만원이 넘는 돈을 썼다가 부모의 꾸지람을 듣고 자살하는 불상사까지 발생했다. 아바타는 인터넷문화의 꽃인가,아니면 정보화가 낳은 해악인가.


최고의 효자 아이템=거의 모든 포털 사이트와 게임업체,아바타 전용 사이트들이 뛰어들면서 현재 인터넷에서 아바타를 판매하는 업체는 100여곳이 넘는다. 업계 1위인 세이클럽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 395억원 중 절반 가까이가 아바타를 판매해 번 돈이다. 이 업체는 올 1분기에도 아바타로만 78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매출대비 영업이익 40%란 경이적인 실적을 올렸다. MSN과 게임사이트 넷마블도 아바타 매출이 월 10억원에 육박한다.

아바타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으면서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전 세계 MSN 중 가장 먼저 메신저 아바타를 선보인 MSN코리아의 간부는 얼마 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인터뷰를 한 데 이어 미국과 동남아 등으로 아바타 역수출을 협의하고 있다. 실사 아바타를 서비스하는 한 중소업체는 며칠 전 NTT도코모 등 일본 유수업체와 아바타 수출계약을 맺었다. 한 경제연구소는 올해 아바타 전체 시장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무분별한 과소비=경찰에 따르면 24일 아바타 때문에 목숨을 끊은 초등학생 K양은 060 ARS를 이용해 집전화로 아바타를 사면서 최근 6개월간 170만원이 넘는 거액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아바타의 문제점 중 하나는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현재 인터넷상에서 팔리는 아바타들은 대부분 옷 한벌에만 2,000∼3,000원에 고가 아이템은 7,000원이 넘는 것도 있다. 옷과 액세서리 등 일습을 갖추려면 2∼3만원을 훌쩍 넘는다. 아바타의 평균 마진이 50%에 이르는 데다 아바타 주 구매층이 10대 청소년층이어서 업체들이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소년들의 아바타 과소비로 인한 사고와 민원이 끊이지 않으면서 업체들마다 자구책을 내놓고 있기는 하다. 대형업체들은 14세 이하 청소년들이 가입할 때 부모 동의를 얻도록 하고 월 5만원으로 사용액을 제한하고 있다. 넷마블 장재혁 팀장은 “부모 동의 없는 아바타 구매에 대해 항의가 들어오면 무조건 환불해주고 있다”며 “이런 경우가 월 100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입시 부모동의라는 게 이메일이나 전화 등 지극히 형식적인 데다 여러 사이트들을 돌면서 아바타를 중복구매하는 청소년들도 많아 이런 대책은 실효성이 거의 없다. 아바타 등 사이버 아이템에 푹 빠진 일부 청소년들은 폭력과 성매매 등 불법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임업체에 근무하는 김모씨(35)는 “얼마 전 채팅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한 여학생이 ‘게임 아이템 옷을 사주면 뭐든지 하겠다’는 쪽지를 보내와 기겁했다”고 말했다. 사이버문화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미성년자는 아예 ARS 결제를 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포츠 투데이 2003년 06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