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홈페이지 음란물 ‘오염’… 게시판 통해 하루 수십건씩 마구잡이 게재  

 

 초중고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최근 음란물들이 마구 게재되고 있으나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학생들이 음란물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21일 각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각급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최근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들이 몰래 보내는 동영상과 음란물 판촉 광고가 하루 수십건씩 올라와 학교당국이 골치를 앓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26일 대구 달서구 용산동 S초등학교 학생마당 질문게시판에는 이른바 ‘몰래 카메라’ 장면과 각종 성인 음란물 광고 수십건이 올려져 학교측이 게시판을 폐쇄하고 경찰수사를 의뢰했다. 이 학교 홈페이지에는 최근까지도 한 네티즌이 수차례나 음란물 광고를 올려 학교측이 일일이 삭제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또 대구시 달성군 옥포면 K중학교 홈페이지에도 음란물 광고가 게시판에 떠올라 긴급히 삭제했으나 다시 게재될 경우에 대비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광주 모고교의 경우 2001년 8월 홈페이지를 개설한 이후 자유게시판과 재학생게시판 등에 매달 3∼4건의 음란물이 게재돼 삭제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학교 교육정보실 관계자는 “인터넷 사이트는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해 학생들이 학교 컴퓨터를 통해 접속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으나 게시판을 통해 접속하면 막기가 힘들어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음란물을 본 청소년들의 탈선비행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지난해 12월에는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음란물을 본 중학생 김모군(16)이 여자 어린이를 유인,성추행했다가 부모의 신고로 경찰에 검거됐다.

인터넷 보안업체 관계자는 “학교 자체서 게시판 이용자에 대해 실명제를 적용하고 보안책임자를 정해 수시로 감시해 적발하거나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의 전화 관계자는 “어린이들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성장하기 전에 성관련 유해 정보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돼 왜곡된 ‘성적표현 일탈현상’에 빠지고 있다”며 “성적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하고 자녀와 함께 인터넷을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13일 시·도교육청에 긴급 공문을 보내 각급학교에서 홈페이지 게시판 등이 포르노사이트로 연결되는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하라고 지시했다.

 

청주·대구=조무주 김상조기자 chomjoo@kmib.co.kr

 국민일보 2003년 01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