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하늘의 악령들

- 하워드 피트만 -

 

  천사들이 종류별 악령을 하나씩 나에게 지적해 주자, 나는 곧 이들 사이에는 사회적인 계급, 또는 지위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위 계급에 있는 자들은 사람과 비슷한 형태로 보였고, 계급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악령들은 반 인간, 반 짐승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어떤 악령들은 지상 세계에 존재하는 짐승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어떤 악령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추악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계급이 가장 높은 자들은 전쟁의 명들(the warring demons)로, 사탄의 부하들 중 ‘정수’에 해당하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둘째 하늘과 지상 새계를 항상 무리 지어서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들은 혼자 다니는 법이 절대 없다. 그들이 가는 곳마다 다른 악령들은 길을 비켜 주었다. 전쟁의 영들은 사람의 모습으로 내게 보여졌다. 키가 아주 3다는 것만 빼면 사람과 다를 점이 없었다. 약8-12피트 정도 되는 키로, 우락부락하고 잘생긴 모습은 마치 거대한 덩치의 운동선수같은 모습이었다. 전쟁의 영들은 모두 청동색을 띄고 있었다. (영계에 대해서 내가 묘사하는데 있어서, 내가 볼 수 있었던 악령들의 모든 형태나 모습을 다 묘사할 수가 없다. 이 책에 언급한 악령보다 훨씬 더 많은 부류들이 있다.)

  둘째로 강력한 악령도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보통 사람의 모습이었다.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악마들은 모두 둘째 계급에 속해 있었다. 이들 중 가장 우두머리는 탐욕의 영이였고, 그 외에도 증오, 색욕, 분쟁의 악령들과 몇몇 다른 악령들이 있었다.

  셋째 지위에 있는 악령들은 모습이 가지각색이었다. 어떤 자들은 사람의 모습이었고 어떤 것들은 반인 반수의 모습이었다. 어떤 것들은 동물의 모습이었다. 이 악령들은 마법이나 마술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었다. 이 계급에는 그 외에도 두려움의 영들과 자학의 영들, 그리고 죽은 사람의 영혼을 흉내내는 능력을 가진 귀신들, 지상 세계에 유령으로 모습을 나타낼 수 있는 악령들 등이 있었다. 사탄 숭배자들을 조종하는 악령들도 이 계급에 속해 있다.

  넷째 계급에 있는 악령들은 모두 인간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떤 것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동물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고, 어떤 것들은 전혀 보지 못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 그룹에는 살인, 잔인성, 가학성, 그리고 그 외에도 학살의 영들이 있었다.

 

  그 밑으로 가서 거의 끝에 다다르면, 악령들은 모두 소름 끼치도록 무섭고 음울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어떤 영들은 너무도 불쾌한 모습이어서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났다. 이 그룹의 영들은 성 도착에 전문성을 지닌 자들이었다. 그들은 심지어 악령들 사이에서도 너무나 경멸을 당해,둘째 하늘에서든 지상 세계에서든 항상 자기네들끼리 몰래 잠적해 활동한다. 그들은 자신의 임무와 관계된 일이 아니라면 다른 악령들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또 한 그룹의 악령들이 있었지만, 나는 그 능력에 대해서는 기억이 별로 없다. 그 기억은 특별한 이유 때문에 하나님이 일부러 빼앗아 가셨고, 그들에 대해 많이 배우거나 기억하는 것이 금지되었다. 나는 그들이 어떤 지위에 있다거나,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전문분야도 모르지만, 인간 육체에 대한 그들의 통제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희미하게 기억이 난다. 이 불가사의한 그룹은 다른 악령들과는 다르게 일을 하며, 이해할 수 없는 아주 특별한 상황에만 쓰임받는 것 같다. 위에 말했듯이, 나는 이 영들에 대해서는 기억을 많이 하도록 허락되어 있지 않다. 지금 독자들께 이야기하는 것만큼만 기억할 수 있고, 그나마 기억이 희미하다.

  이들은 다른 악령들보다 더 상대하기 힘들다. 그들의 가장 큰 힘은 그들의 익명성에 있다. 이들 중에 한 악령은 사람 안에서 간질의 형태로 나타나는 능력이 있었다. 확실하진 않지만, 다른 그룹의 악령 일부도 간질을 흉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악령들이 간질의 원인이라고 확정지을 순 없지만, 그들이 사람 안에 들어가 간질을 흉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생생히 기억한다.

  한번은 이렇게 둘째 하늘을 순회하면서 악령들끼리 모여 있는 것을 보고 아주 괴로운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그것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하고 음울한 느낌이었다. 이 느낌은 우리가 둘째 하늘을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서 왔고, 나는 무엇 때문에 그런가 궁금했다. 바로 이때, 천사들이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의 수호천사가 “네가 지금 궁금해하는 그 감정은 이 세계에 사랑이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천사는 내게 이 둘째 하늘에는 사랑이 조금도 없다고 말을 한 것이다! 오! 이 모든 악령들은 사랑하지 않는 주인을 섬기고 있었고, 주인은 자기가 사랑하지 않는 자들을 다스리고 있다는 것‥‥ 상상조차 할 수 있겠는가? 이보다 더 심한 것은, 이들은 영원을 위해 함께 일하고 있지만,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첫째 하늘이라 일컬어지는 인간 세계에 사랑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하나님이 만약 자신의 사랑을 우리 세상에 소개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둘째 하늘처럼 사랑이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사랑을 주심으로 우리는 그 사랑을 되돌려드릴 수 있게 되고, 또한 서로를 사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정이나 사회에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떨지 당신은 상상할 수 있는가?

  악령의 세계에는 사랑이 없다는 것을 배웠을 때, 그들을 이끄는 동기나 열의에 대한 더욱 더 큰 의문이 생겼다. 그들은 왜 그렇게도 열심히 일하는 것일까? 무엇이 일을 그토록 빠르게 수행할 수 있게 하는가?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도 명령을 빠르고 열심히 수행하였다. 세계의 그 어떤 군대 조직도 이토록 성실하고 충성스러운 부하들이 있음을 자랑스러워 할 것 같은 정도였다. 어쩌면 그들의 열의를 유발하는 것은 그들을 기다리는 심판과 형벌일 것이다. 그 오랜 옛날 삼층 천에서의 첫 반란 이후로, 그들은 더 이상 반항할 수는 없는 장소와 위치에 이른 것 같다. 그들을 이끄는 동기가 무엇이든 그 동기가 그들을 완벽히 지배하고 있고, 그들은 육신(사람)에 대한 엄청난 증오즐 발산하고 있다. 어쩌면 그들 자체의 유일한 즐거움은 사람들에게 비참함을 만들어내는 일일 것이다.

  나는 그들 사이에 들어가 그들이 일하는 것을 구경할 수 있도록 허락되어 있었지만, 설명이 부족해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았다. 어떤 일은 전부 다 보게 되었지만 기억할 수 없게 된 것도 있다. 높은 계급의 악령들은 둘째 하늘에 있는 나를 달가와 하지 않았다. 성령의 보호가 아니었더라면 그들이 나를 막았을 것이다. 전쟁의 영들 중에 하나는 아예 내 앞으로 바짝 다가와서 심술궂게 나를 흘겨보았지만 나는 무섭지 않았기 때문에 움찔거리지도 않았다. 그가 결국 맞서야할 대상은 내가 아니라 나를 데리고 오신 성령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중간 계급의 마귀들은 나를 본 체도 안 하며, 내가 없는 것처럼 자기 할 일을 해 나갔다. 하위에 있는 악령들은 약간 나에 대해 두려움, 또는 나를 데리고 들어온 천사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했다. 그러나 높은 계급의 악령들은 나와 천사를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 내용은 하워드 피트만이 지은 “플라시보”에 나오는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