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히로뽕 동성애의 삼각 관계

 

DAVID J. JEFFERSON 기자

게이들의 마약에 의한 섹스가 HIV 확산 부추겨






히로뽕을 복용하기 시작한 킨트는 실직하고 HIV에 걸렸다.

Party, Play-and Pay

어느 토요일 밤, 9 ·11 테러가 일어났던 장소 건너편에 있는 맨해튼의 고급 호텔방 안. 30여명의 남자들이 빽빽하게 들어 차 있다. 그들은 20달러씩을 내고 오늘의 행사에 참여했다. 쓰레기 봉투 안에 옷을 한데 모은 뒤 그들은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근육질의 남자가 벌거벗은 채 소파에 앉아 메탐페타민(속칭 히로뽕)을 들이마셨다.

몇분 후 그는 바닥에 누워 오늘의 섹스 파티를 주최한 사람과 콘돔 없이 섹스를 나눴다. 주최자의 푹 꺼진 뺨과 부푼 목 임파선, 불룩한 배를 보면 그가 몇년째 에이즈바이러스(HIV)와 싸우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난다. 킹사이즈 침대 위에서는 10여명의 남자들이 섹스를 한다. 땀에 젖은 사람도 있고 탈수되거나 히로뽕에 취한 사람도 있다. 콘돔은 보이지 않았다. 한 참가자는 “사실 마약을 먹거나 항문 섹스를 하는 것은 우리에게 거의 자살 행위다. 그러나 그러고 나면 왠지 모를 해방감과 흥분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히로뽕 섹스다. 인터넷 광고에서는 ‘파티와 놀이’라는 말로 완곡하게 표현되곤 한다. 약도 듣지 않는 악성 변종 HIV에 걸린 것으로 짐작되는 뉴욕의 한 게이 히로뽕 복용자가 콘돔도 없이 수백차례나 섹스를 하고 돌아다녔다는 뉴스가 나오자 보건 관리들과 게이 집단은 히로뽕이 에이즈 확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시 한번 주목하고 있다. 의사들은 이것이 치명적인 신종 HIV의 출현을 예고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한다. 그러나 에이즈와 히로뽕 복용 사이에 모종의 연관성이 생긴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히로뽕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게이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10여년 전에 캘리포니아에서 급증하기 시작한 이 상대적으로 값싼 마약은 북부와 동부로 전파됐다. 2003년 연방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1천2백만명이 히로뽕을 복용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게이들에게서는 히로뽕과 콘돔없는 섹스의 관련성이 매우 크다. 2003∼04년 카운티 보건소가 남성끼리 섹스한 경험이 있는 1천6백명의 LA 남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3%는 지난 12개월간 히로뽕을 복용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히로뽕을 복용한 사람들은 콘돔 없이 섹스할 확률이 복용하지 않은 사람들 보다 두배, HIV 양성 반응자 수는 네배나 많게 나타났다.

게이 섹스 클럽이나 게이 파티에서 히로뽕이 유행하기 전에도 상당수 남자들은 안전한 섹스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었다. 1990년대 후반 에이즈 치료제 개발과 함께 HIV는 상당수 사람들에게 고질병이기는 하지만 다스릴 수는 있는 병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로 인해 특히 젊은이들은 에이즈가 그다지 위험한 병이 아니라는 잘못된 생각을 갖게 됐다. 히로뽕이 들어가면 안전한 섹스는 물 건너간다.

미국 질병통제 및 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히로뽕에 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콘돔 없이 섹스할 확률이 네배나 높다. 그리고 황홀감과 성욕 과잉으로 며칠 후 약 기운이 사라질 때까지 여러명의 파트너와 문란한 성교를 하게 된다. 상당수 남자들에게서 히로뽕 복용은 일시적 발기장애를 일으킨다. 따라서 성교시에 여자 역할을 하게 만들고 그 결과 HIV에 걸릴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왜 많은 게이들이 그런 위험한 짓을 하는 것일까? 한스 킨트(45)는 소속감을 느끼면서 섹스를 하고 싶어 그랬다고 답했다. 1994년 서른네살의 나이로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을 때 킨트는 마침내 자신의 동성애 성향을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본으로 삼을 만한 동성연애자가 없었다. 한 친구에게 ‘남자를 꾀려면 어떻게 해야하지’라고 물었더니 그는 내게 남의 바지춤에 손을 넣어 즐겁게 해주는 방법을 알려주고 히로뽕을 권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쾌락에는 많은 대가가 따랐다. 1년 후 킨트는 직장을 잃고 노숙자가 됐으며 에이즈에 걸렸다. 그는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마약과 그 위험성에 관한 진솔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았더라면 내가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마약을 완전히 끊었다.

많은 사람들은 허심탄회한 토론이야말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데 동의한다. 히로뽕 중독에서 회복중인 피터 스테일리는 그런 정보의 부족에 분노한 나머지 자신의 돈 6천달러를 들여 뉴욕의 게이촌 전화박스에 광고를 붙이고 다닌다. 그 광고에는 ‘히로뽕을 사면 HIV는 공짜’라고 돼 있다. 뉴욕 시의회는 그에게 자금을 지원했다. 샌프란시스코 당국은 각종 매체에서 히로뽕의 해악에 대한 광고를 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게이들이 다니는 술집의 술잔 받침에도 광고를 붙였다. 그리고 로스앤젤레스의 게이&레즈비언 센터는 지지모임을 만들어 게이들이 히로뽕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부심을 키우며 다른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히로뽕 중독자 모임에 가보면 비슷한 사연을 많이 듣게 된다. 뉴욕에서 살며 재무 분야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40대의 존은 동성애를 하기 위해 히로뽕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금요일밤에 가끔 하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매주 금요일로 바뀌었고 나중에는 금요일과 토요일, 결국에는 매일 하게 됐다. 계속되는 파티에 지친 그는 직장에서 양복을 입은 채로 화장실 변기를 붙잡고 앉아 한시간씩 잠을 청하는 신세가 됐다. 존은 마약을 하면 “시야가 점점 좁아져 결국은 나와 히로뽕 파이프, 그리고 인터넷만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는 HIV도 남게 될 것이다.

 

With KAREN BRESLAU,
JONATHAN DARMAN, SARAH CHILDRESS, VANESSA JUAREZ
and KATHRYN WILLIAMS

뉴스위크 2005.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