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고치는 것은 일도 아니다?

 

목사 임기 계속 연장…당회장 그만둬도 최고 권력자

연합뉴스

지난 5월 ‘기하성’은 총회 헌법(왼쪽) 제5장 35조를 개정(오른쪽)해 조용기 목사(오른쪽 사진 오른쪽)가 ‘집권 연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오른쪽 사진 왼쪽은 조목사의 부인 김성혜씨.


순복음교회가 속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는 1999년 임시 총회를 열어 총회 헌법을 고쳤다. 몇 가지 개정 사항 중 눈길을 끈 조항은 목사 임기를 65세에서 70세로 연장한 대목. 당시 64세로 퇴임을 앞둔 조용기 목사가 임기를 연장하기 위해 헌법을 바꾸었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러한 비난은 최근까지 조목사를 괴롭히고 있다.

비판이 부담스러웠는지 지난해부터 조목사는 “이번에는 분명히 은퇴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목사는 “서너 명의 후임 담임 목사 후보를 교육·관리 중이고 이 가운데 한 목사에게 ‘포스트 조용기’ 역할을 맡길 것이다”라고 했다. 은퇴 후 조목사는 DCEM(David Cho Evangelistic Mission) 이사장으로 해외 선교에 집중하고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주일 오후 예배를 이끌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절대 권력자 조목사가 권좌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는다. ‘영구 집권을 계획하고 있다’ ‘천년 왕국을 꿈꾼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그 근거로는 기하성 헌법 가운데 목사 임기 규정을 슬그머니 개정한 점을 들었다.

기하성은 지난 5월 제53차 정기총회에서 헌법을 개정했다. 총회 헌법 제5장 35조 교회 직분의 구분에 대한 조항이다. ‘항존직은 목사, 전도사, 장로, 집사, 권사이며 그 시무는 70세까지로 하며, 담임 목사는 교회가 원할 경우 75세까지 계속 시무할 수도 있다(피선거권은 없다). 전도사는 60세로 한다.’

개정 이전 조항은 다음과 같았다. ‘항존직은 목사, 전도사, 장로, 집사, 권사이며 그 시무는 70세까지로 하며, 전도사는 65세로 한다.’

조목사의 가장 큰 걸림돌이 제거된 셈이다. 이 조항이 개정되기 직전, 그는 기하성 교역자의 연금으로 30억원을 출연하기로 약속했다.

순복음교회 목사(조목사는 순복음교회에서 위임 목사로 불린다)를 그만두고 당회장에서 물러난다고 해도 조목사는 여전히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 이사장을 비롯한 다른 모든 지위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은퇴라는 말이 무색하다. 조목사의 측근들은 “조목사가 은퇴하고 교회에서 손을 떼면 교회 내에 소용돌이가 일어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순복음교회 일부에서는 ‘자신이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을 당회장에 앉히고 조목사가 영구 집권을 꿈꾸고 있다’라는 말까지 나온다.

후계자는 부인 김성혜씨가 유력

후계자로는 조목사의 부인 김성혜씨가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김씨는 2001년 나이 예순에 목사 안수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2003년 5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후계자 논의에 대한 질문을 받자 김성혜씨는 “그건 하나님만 아시죠”라고 답변했다. 김씨는 “주위 여건이 어쩔 수 없이 돌아가면 몰라도”라는 단서를 달면서 현재로서는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기회가 주어지면 피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최근 김씨의 행보를 순복음교회 소식지 <순복음가족신문>과 방송국 ‘fgtv’가 집중 부각하자 김씨가 후계자로 내정되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교회연대는 “조목사 은퇴와 후계자에 대한 답변을 피하고 있는 교회측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목회자 세습은 하나님께로부터 은혜로 받은 직을 사유화하는 죄악이다”라고 말했다.

 


 

순복음교회 ‘헌금의 비밀’

 

순복음교회 신도들로부터 거둔 헌금이 당회장인 조용기 목사의 가족 사업에 유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교회 안팎에서 제기되었다. 국내 최대 교회이자 한 해 헌금액만 1천7백억원에 이르는 이 ‘거대성전’에서는어떤 일이 벌어 졌을까.

 

NEWSNJOY

지난 10월18일 ‘교회개혁실천연대’(교회연대)는 조용기 목사(69·순복음교회 당회장)에게 질의서를 보냈다. 교회 헌금 유용 의혹과 조목사의 후계자 문제 등 교회 시스템과 조목사 여자 문제에 관해 물었다. 교회연대 사무국장 구교형 목사는 “순복음교회가 그 크기만큼이나 좋은 영향을 미치는 아름다운 교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질의서를 보냈다”라고 말했다.

순복음교회측은 11월17일에야 입을 열었다. 답변 기일인 11월6일을 한참 넘긴 후였다. 순복음교회 관계자는 “교회의 공식 답변이 아니라 성의를 보이기 위한 실무자 차원의 설명이다”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하지만 성의는 없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교회연대의 다른 관계자는 “답변은 지극히 형식적이었다. 조목사 사생활과 후계 작업 등에 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순복음교회 개혁 문제는 2000년에도 불거진 적이 있다. 당시 교회사랑모임(교사모)의 장로들이 교회 헌금이 유용되고 있다고 주장해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교회연대가 다시 순복음교회 개혁을 거론하는 이유는 조목사의 전횡과 불투명한 시스템으로는 순복음교회에 미래가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더구나 교회 당회장 은퇴를 2년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조목사가 다시 집권을 연장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36쪽 기사 참조).

교회가 재산을 유용한다는 의혹 또한 전혀 가시지 않았다. 교회연대측은 “70만 신도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교회인 순복음교회와 조목사가 한국 기독교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개혁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순복음교회에 제자리를 찾아주겠다”라고 말했다.

 

한겨레신문

순복음교회에 대한 의혹의 핵심은 교회 재산과 헌금이 불투명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조원에 이르는 순복음교회 재산과 한해 1천7백억원에 달하는 헌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용되었다는 주장이다.

의혹 출발점 된 장남 희준씨의 국민일보 경영

의혹은 순복음교회가 100% 출자한 국민일보에서 시작된다. 1997년 조목사 장남 희준씨가 서른한 살의 나이로 국민일보 사장으로 취임했다. 1998년 희준씨가 국민일보 회장에 오르자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는 국민일보 주식 100%를 국민미디앤드컴(넥스트미디어코퍼레이션)에 넘겼다. 당시 넥스트미디어코퍼레이션 주식은 희준씨가 59.8%,조목사가 30.4%를 소유하고 있었다. 순복음교회 교인들이 10년 넘게 모아준 헌금으로 설립한 국민일보가 조목사 부자에게 넘어간 것이다. 그때까지 국민일보에는 6천4백억원이 넘는 돈이 투자되었다고 순복음교회 관계자와 국민일보 관계자는 말했다. 당시 언론개혁시민연대(상임대표 김중배)는 ‘국민일보가 족벌 세습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민일보를 손 안에 쥔 조희준씨는 자꾸만 회사를 쪼갰다. 1998년 총무국 시설관리팀을 시작으로 평생고객서비스본부·멀티미디어팀·컴퓨터 신문제작 운영실 등 재산이 있거나 국민일보로부터 돈을 벌 수 있는 부서는 줄줄이 희준씨 개인 회사로 빠져나갔다. 구로동 윤전기마저 매각하고 넥스트미디어의 윤전기를 써야 했다. 국민일보도 석간으로 전환하고 판형 변경 조처를 취했다. 국민일보 한 중견 기자는 “조희준씨 사업은 국민일보가 돈을 다 대야 하는,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이었다. 국민일보는 윤전기를 쓰는 대가로 희준씨에게 연 60억원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했다”라고 주장했다. 넥스트미디어로 국민일보의 자산과 인력을 이동시킨 희준씨는 문어발식 확장에 나섰다. 1999년 스포츠 투데이를 창간했고 케이블텔레비전 현대방송을 사들였다. 2000년에는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 뉴스를 창간하기도 했다. 넥스트미디어 한 관계자는 “불과 2년 사이 희준씨는 계열사 20여 개를 지배하는 미디어 재벌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교회 담보로 은행 대출도

2000년 6월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가 국민일보 주식 100%를 사들임으로써 국민일보는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국민일보 재산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이미 주인이 바뀐 상태였다. 당시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이었던 김용백씨는 “회사의 10여개 사업 분야를 임의로 분사해 국민일보는 껍데기만 남았다”라고 말했다.

교회 재산을 빼내기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했다는 비난을 듣는다. 교회를 잡히고 은행에서 돈을 빌렸다는 것이다. 교회 재산은 원칙적으로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 명의로 등록되어 있어야 한다. 이 재산은 문화관광부의 감시·감독을 받는다. 교회측은 교회 건물의 상당수를 ‘여의도순복음교회 대표자 조용기’로 명의를 바꾸었다. 그리고는 근저당을 설정하고 은행 돈을 빌려 썼다. 1999년에서 2000년에 걸쳐 순복음교회 본관과 국민일보가 위치한 CCMM빌딩에 설정된 근저당 액수는 1천억원이 넘었다. 이 가운데 넥스트미디어에 대출된 금액이 6백억원이 넘었다. 순복음교회 당회의 회의도 거치지 않은 채 이루어진 대출이었다. 순복음교회가 교회연대측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넥스트미디어가 국민일보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되었고, 대출은 실행위원회 등의 의결을 거쳤다고 한다. 하지만 교사모 소속 한 장로는 “장로들은 실행위원회 개최 여부도 알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절차에 어긋나거니와 교회 본관을 담보로 사기업에 대출해준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비판 앞장선 장로들 출교 또는 제명

2000년 9월 교사모 장로들이 헌금이 유용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자 조목사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아들은 일본과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국민일보에 전문경영인이 없어 적자가 누적돼 허덕이는 바람에 내가 봉사해 달라고 해서 온 것이다. 아들은 실제로 월급을 한푼도 안 받고 2년 동안 일했다.” 조목사는 “희준이는 일본 노무라 증권을 통해 2천여억원을 벌 정도로 금융에 관한 한 천재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희준씨 자금의 출처는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다. 희준씨의 외화가 들어온 경로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한 금융감독원 고위 인사는 “2천억원이 일본에서 들어오면 모를 수 없다.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일본 증권가와 노무라 증권에 알아본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 오히려 희준씨가 주식 투자로 거액을 날렸다는 소문만을 접할 수 있었다.

 

한향란

교사모 소속 한 장로는 “‘장남이 돈을 다 날리고 거지가 되어 한국에 들어왔다’고 조목사가 여러 번 걱정했다”라고 말했다. 다른 장로는 “희준씨가 한국에서 돈을 마련해 일본 채무 관계를 정리하고 사업 기반을 닦은 것으로 보인다. 2000년 2월 교회 재산을 근거로 희준씨는 31억 엔(한화 약 3백10억원)을 대출받았는데 엔화를 빌린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교사모 소속 장로들의 폭로 이후, 순복음교회측은 교사모 소속 장로들을 중징계했다. 장로 4명을 출교 처분하고, 10명을 제명했다. 하나님의 통치권을 위임받은 당회장의 뜻에 역행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그 뒤 교회측과 희준씨는 교사모의 주장대로 건물을 담보로 빌린 돈을 일제히 갚기 시작한다. 2000년 11월에만 3백억원이 넘는 돈을 갚았다. 문제는 실제로 돈을 빌린 넥스트미디어와 희준씨에게는 그만한 여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넥스트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2000년 당시는 숨가쁘게 기업을 확장한 단계여서 수백억원을 끌어들일 여력이 없었다. 2000년 7월 일본 히다치 맥셀 사로부터 3백억원 가량을 끌어왔지만 불리한 조건이었고 액수도 턱없이 부족했다”라고 말했다. 교회가 은행에 변제한 돈의 출처는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만약 교회가 이 돈을 갚았다면 교회 헌금으로 사기업 빚을 갚아준 꼴이다.

국민일보 경영권, 차남이 승계

교회연대는 순복음교회의 재정 운용이 날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조희준씨는 국민일보에서 손을 떼고 스포츠 투데이 발행인으로 옮기고 난 후에도 국민일보에서와 비슷한 행태를 보였다. 수많은 계열사를 만들고 이름을 바꾸거나 없앴다. 스포츠 투데이 총무부에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나 노조 간부, 편집국 간부 가운데서도 계열사 이름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이는 국민일보와 순복음교회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순복음교회 관련 재단·단체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다. 기자가 수 차례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순복음교회측은 교회 관련 단체의 이름조차 밝히기를 거부했다.

결국 조희준씨는 2001년 구속되는 아픔을 겪었다. 조목사로부터 돈을 받고 증여세 등 25억원을 포탈하고 회사 공금 1백7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이다. 희준씨는 회사 인쇄용역비를 장부에 올리지 않고 빼돌려 1억원짜리 운동용품을 사기도 했다. 희준씨는 조세포탈 및 회사 자금 횡령 혐의로 고법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및 벌금 50억원, 2백40시간 사회봉사를 선고받았다.

2002년 보석으로 풀려난 희준씨는 일본으로 출국했다. 현재 스포츠 투데이는 수백억원의 자본이 잠식된 상태이고 직원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 투데이가 수차례 부도설에 몰렸지만 희준씨는 귀국하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 경영은 노승숙 사장(조목사 사돈)이 맡고 있고 그 뒤를 조목사의 차남 사무엘민제씨(34)가 받치고 있다. 2002년 5월 국민일보 상무로 나선 사무엘민제씨는 그해 9월 국민일보 주식을 100% 소유하고 있는 기독문화진흥(구 국민일보판매) 사장으로 취임했다. 기독문화진흥은 국민일보와 스포츠 투데이, 파이낸셜 뉴스를 인쇄하는 윤전기와 함께 국민일보의 평생독자 회비를 소유하고 있는 국민일보의 지배회사이다. 기독문화진흥은 또다시 이름을 국민지주로 바꾸었다. 사무엘민제씨는 신문조판시스템 CTS 회사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한 국민일보 기자는 “국민일보는 기자와 제호만 있다. 신문사와 관련해 영양가 있는 부서는 모두 조민제 부사장 회사로 나가 있다”라고 말했다.

순복음교회의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교회와 관련된 수많은 단체·재단과 의심쩍은 거래를 하는 등 방식은 오히려 교묘해졌다.

교회와 관련 단체·재단 ‘수상한 거래’ 계속

CCMM빌딩의 지하 1층 101호와 지하 2층 202호는 영산아트홀로 원소유권은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에 있었다. 그런데 2000년 2월2일 영산아트홀의 소유권이 ‘여의도순복음교회 대표자 조용기’ 명의로 넘어갔다. 그리고 며칠 후인 2월18일 영산아트홀은 한빛은행에 근저당되고 넥스트미디어가 채무자로 일화 17억 엔(한화 약 1백70억원)을 대출받았다. 2000년 11월8일 교회는 영산아트홀을 1백58억4천1백만원을 들여 사는 형식으로 근저당을 풀었다. 교회측은 2002년 12월31일 ‘재단법인 영산기독문화원’에 영산아트홀을 매매했다.

순복음관계자와 영산아트홀 관계자 10여 명에게 물었지만 ‘재단법인 영산기독문화원’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영산아트홀은 2003년 5월27일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에 증여되었다. 다시 원소유주에게 돌아온 것이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몇 번의 거래를 거치면서 교회는 1백58억4천1백만원을 썼다. 자기 물건을 자기 돈 주고 산 셈이다. 이와 관련해 순복음교회측은 교회연대에 답변한 문건에서 ‘국민일보와 여의도순복음교회, 순복음선교회 사이의 정당한 거래였다’고 밝혔다.

한 교회 관계자는 “한 해 1천5백억원 가량의 예산을 집행하는 교회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규정과 절차가 구멍가게만도 못하다. 조목사 이외에는 그 누구도 돈의 흐름을 정확히 모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 한국을 대표하는 목사는 법치의 바깥에서 산다.

 


 

가족과 사돈이 ‘교회 경영’ 선봉

 

연합뉴스

2000년 국민일보 창간 12주년 기념식에는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맨 왼쪽)·이한동 국무총리(맨 오른쪽) 등이 참석했다.

조용기 목사가 가장 많이 비판받는 부분은 온 가족이 교회 경영에 나섰다는 점이다. 조용기 목사의 부인 김성혜씨는 순복음교회 재단 소유의 한세대학교 총장을 맡고 있고, 베데스다 대학 부이사장을 맡기도 했다(42쪽 딸린 기사 참조).

동생 용우씨는 1대 국민일보 사장을 지냈다. 현재는 노승숙씨가 국민일보 사장, 차남 사무엘민제씨가 부사장을 맡고 있다. 노승숙씨는 사무엘민제씨의 장인이다. 3남 승제씨(33)도 CCMM 빌딩을 근거로 사업을 하기 시작했다.

 

셋째 매제 김원태씨는 순복음교회 총무·경리국장을 맡아 한때 교회 살림을 책임졌다. 넷째 매제 설상화씨도 순복음교회 총무국장을 역임했다. 설씨는 국민일보 판매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엘림복지원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목사의 누이들은 순복음의 장례 사업과 기도원의 식품 사업에 참여하는 등 가족 거의 대부분이 순복음교회와 연관된 일을 하고 있다. 희준씨의 세 번째 부인의 아버지인 장 아무개씨도 CCMM 빌딩 관리 업무를 하다가 딸이 이혼하자 그만두었다. 한 순복음교회 관계자는 “조목사와 틀어진 동생 조용목 목사(은혜와진리교회)를 제외하고 가족과 사돈 거의 대부분이 교회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세 아들은 신의 아드님인가

 

자식 문제 거론은 금기…스캔들·낙하산 인사 등 ‘물의’

 

사진공동취재단

조희준 스포츠 투데이 발행인(위)은 2002년 일본으로 출국한 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조목사님은 알아도 아버지는 모릅니다.” 아들의 이 말이 조용기 목사는 내내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조목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종종 “아빠를 교회에 빼앗긴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라고 토로했다. 당시 순복음교회의 ‘시끄럽고 열광적’인 예배 방식과 관련해 이단 시비에 휘말려 있었던 상황이 어린 아이들에게 상처였을 것이라는 말이다.

조목사의 자식 사랑은 각별하다. 그래서인지 자식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2000년 교회사랑모임(교사모)이 아들 희준씨의 전횡을 문제 삼자, 조목사는 “나와 딜을 하려고 제일 아픈 곳을 건드렸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순복음교회 한 장로는, 조목사 아들 이야기는 교회 주변에서는 금기라고 말했다.

조목사에게는 3남이 있다. 장남인 희준씨는 넥스트미디어그룹 회장으로 스포츠 투데이 발행인이다. 차남인 사무엘민제씨는 국민일보 부사장이고, 3남 승제씨는 미국·일본 유학 후 사업을 시작했다.

“아들 문제는 뜻대로 안돼”

조목사는 특히 희준씨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 조목사는 설교에서 ‘우리 희제’를 곧잘 입에 올렸다. 희재는 희준씨의 어렸을 때 이름이다.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난 희준씨는 미국 맨해튼 음대와 오럴로버츠 대학을 수료했다. 어머니 김성혜씨는 맨해튼 음대 대학원을 나와 오럴로버츠 대학에서 명예 음악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조목사도 오럴로버츠 대학에서 명예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목사 집안 사람들은 대부분 미국의 같은 대학 동문 사이인 셈이다.

희준씨는 1988년 국민일보가 창간되자 스물두 살 나이에 상무이사로 국민일보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나 주로 일본에 머무르며 일본명 오바야시 다이치로 활동했다. 1997년 귀국해 국민일보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현재는 스포츠 투데이 발행인이다.

세 딸을 둔 희준씨는 이혼 경력이 세 번 있다. 탤런트 나 아무개씨와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하자 조목사가 직접 일본인 의사의 딸 나카무라 유리코 씨와 맺어주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2000년에는 열두 살 어린 장 아무개씨와 결혼했지만 이듬해 이혼했다. 스포츠 투데이 고위 관계자는 “올 봄 일본에서 네 번째 결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넥스트미디어측은 확인해주지 않았다.

유명 연예인과 염문설에 자주 휘말려

희준씨는 스피드에 유달리 집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희준씨의 한 지인은 “희준이는 한밤중에 분당 부근으로 모터사이클을 타고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술은 즐기는 편이 아니지만 와인은 광적으로 좋아했다. 지인들과 수백만원짜리 와인 수십 병을 하룻밤에 마시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2002년 희준씨는 할리데이비슨과 BMW 최고급 모터사이클 5~6대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희준씨와 유리코 씨의 이혼 재판 기록에 의하면 희준씨는 007 제임스 본드카로 명성을 날린 애스턴 마틴, 포르쉐 등 시가 3억~4억 원에 달하는 스포츠카 여러 대를 몰고 다녔다.

차남 사무엘민제씨(34)는 캘리포니아 대학 신학과를 나왔다. 당초 조목사로부터 순복음교회를 이어받을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희준씨가 국민일보에서 밀려나자 그 뒤를 이어받았다. 국민일보 부사장인 사무엘민제씨는 내년 4월 이후 국민일보 대표이사 및 발행인에 오를 전망이다.

국민일보의 한 기자는 “국민일보는 백지를 내도 30만명이 보는 신문이다. 제대로 된 경영인 하나만 있었어도 이렇게 헤매지는 않았을 텐데 또 낙하산을 보냈다. 전문 경영인이 오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희준씨에 비해 민제씨에 대한 반감은 덜한 편이다. 한 국민일보 편집국 간부는 “조부사장은 아주 잠시지만 편집국 기자 생활을 했고 기자들과 말을 틀 정도로 깨어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국민일보를 위한 확실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삼남 승제씨, CCMM빌딩 관리 책임 맡아

삼남 승제씨(32)는 미국과 일본에서 유학한 뒤 순복음교회 이종근 장로가 운영하는 인정건설에서 경험을 쌓았다. 현재 CCMM빌딩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이 건물 1층 커피숍 ‘카페포토’, 12층 ‘서울시티클럽’, 지하 헬스클럽 등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제씨는 희준씨가 구축했던 서비스·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승제씨는 유명 연예인과의 염문설로 방송가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린다.

 


 

소리 높여 ‘반공’ 외치더니…

 

조목사 7개월 만에 제대…세 아들은 모두 면제 처분

 

연합뉴스

국민일보 조사무엘민제 부사장(맨 위). 위는 조승제씨와 연예인의 스캔들 기사가 난 스포츠 신문.

조목사는 투철한 반공주의자다. 국민일보를 창간한 것도 나라를 지키기 위한 한 수단이었다고 한다. 지난 10월 한 보수 집회에 참석한 조목사는 “오늘 우리는 하나님께 조국과 민족을 공산주의의 침략에서 지켜달라고 부르짖기 위해 모였다”라고 말했다. 투철한 반공 정신과 안보 의식을 감안할 때 조목사와 세 아들의 병역 기간이 통틀어 7개월밖에 안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목사는 7개월을 복무하다 의가사 제대했고, 세 아들은 모두 면제 처분을 받았다. 1961년 1월30일 논산훈련소에 입소한 조목사는 서울 인근 부대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탈장 수술 후 폐렴이 겹쳐 입대한 지 7개월 만인 그 해 8월25일 제대했다.

희준씨는 미국 영주권자로서 복무 연령 상한선 초과로 면제를 받았다. 그는 군 면제 후 한국 국적을 취득해 서른한 살에 국민일보 발행인 자리에 올랐다.

차남 사무엘민제씨는 미국 국적자이다. 1996년 9월 한국 국적을 포기함으로써 군대를 면제받았다. 만 35세인 내년 병역이 완벽하게 해결되고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 국민일보 대표이사 및 발행인에 오를 수 있다. 1999년 1월 병역법 개정으로 의무부과 대상자 연령이 만 30세에서 만 35세로 연장되었다. 신문사 발행인은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라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승제씨도 민제씨와 함께 1996년 9월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함으로써 군복무를 면제받았다.

 


 

발자국 없는 2백억원의 행방

 

순복음 계열 미국 베데스다 대학, 이주비 송금 과정 불투명

 

미국 베네스다 대학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조용기 전 이사장.

미국 캘리포니아의 애너하임 유클리드 거리에 있는 베데스다 신학대학은 최근 두 가지 뉴스로 국내 언론에 오르내렸다. 하나는 병역 기피자로 국내 입국을 거부당하고 있는 가수 유승준씨가 올해 가을 학기 이 대학에 입학했다는 뉴스다. 다른 하나는 미국 베데스다 대학의 한국 캠퍼스인 서울 양재동 소재 베데스다 대학이 교육부 미인가 교육시설로 드러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뉴스다.

서울과 미국의 베데스다 대학 모두 순복음교회 조용기 당회장이 세운 학교이다. 조목사는 얼마 전까지 베데스다 신학대학의 이사장을 맡고 있었다. 1999년 3월 설립된 베데스다 대학 서울캠퍼스는 5년 동안 교육부 인가를 받지 않고 운영하면서 학생들로부터 한 학기당 수업료로 3백20만 ~4백만 원을 받아왔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10월 초 조용기 목사를 약식 기소했다. 검찰측은 “실정법 위반이기는 하지만 조용기 목사측이 올해 6월 자진 폐교한 점을 감안했다”라고 말했다.

가수 유승준, 올 가을에 입학

그런데 이 베데스다 대학과 관련해 알려지지 않은 의혹이 하나 있다. 이 대학은 최근 거액을 투자해 빌딩과 땅을 사들였는데, 도대체 대학이 어떻게 해서 그처럼 막대한 돈을 조달할 수 있었는지 불분명하다.

미국 베데스다 대학은 최근 애너하임에 있는 캠퍼스를 인근 토랜스의 해밀턴 가에 있는 빌딩으로 이사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실제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베데스다 대학은 11월 초 토랜스의 해당 주소에 있는 빌딩과 땅을 1천1백90만 달러(1백20억원)에 구입했다. 여기에 리모델링 비용이 8백만 달러가 넘게 소요된다.

문제는 2백억원이 넘는 거액을 대학이 어떻게 마련했는가 하는 점이다. 미국 베데스다 대학 관계자(목사)는 자금 출처에 관한 질문에 대해 “액수를 어떻게 알았느냐?”라며 당황해 했다. 그는 “자금 문제 담당자가 출장 중이어서 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보낸 자금이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법적(외환관리법)으로 힘들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의 한 관계자는 “평소 해외선교비가 연간 45억원 정도 책정되는데 올해 갑자기 2백억원이 넘게 책정되었다. 이 돈은 대부분 미국 베데스다 대학 이전·개축 비용으로 쓰인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현행 외환거래법으로는 2백억원 이상의 거액을 신고하지 않고 송금하면 징역 1년 이하 등의 처벌을 받게 된다.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와 미국 베데스다 대학은 이 의혹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1976년 설립된 미국 베데스다 대학에는 신학대학원·음악학부·유아교육학과·디자인학부가 개설되어 있다. 처음에는 무인가로 운영하다가 1983년 캘리포니아 주정부로부터 대학 인가를 받았다. 학생의 90% 이상이 한국 교민이어서 수업도 대체로 한국어로 진행한다.

조목사 측근, 이 학교 출신 많아

조용기 목사의 측근 가운데에는 이 대학 출신이 많다. 아내 김성혜 한세대 총장은 이 대학에서 신학 과정을 마쳤다고 자신을 소개해왔는데, 정확한 수학 연도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김성혜씨는 1999년 이 대학 부이사장을 맡았고 2001년에는 ‘명예 총장(Chancellor)’에 취임했다. 조용기 목사의 오른팔인 최성규 목사도 베데스다 대학에서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목사의 약력에는 ‘미국 베데스다 대학 이사장’ 직함이 있었다. 11월 중순 현재 미국 베데스다 대학 홈페이지 이사회 명단에는 조용기 목사가 이사장이 아니라 ‘설립자’로 표시되어 있으며, 신정철재(주) 박종근 대표이사가 이사장으로 되어 있다.

한편 미국 베데스다 대학은 가수 유승준씨가 올해 등록은 했지만 실제 학교에 다니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사저널 2004.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