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효희 목사, 불륜관련 추락사 '충격'

 

인천평화교회 ''과로사' 주장은 경찰 조사 결과 거짓

 

교인 가정을 심방하던 중 12월 1일 오후 10시 경 과로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정통) 전 총회장 장효희 목사(55, 인천평화교회 담임, 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공동회장)의 실제 사인이 불륜과 관련된 추락사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고 장 목사가 시무했던 인천평화교회측은 장 목사 사망과 관련,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에 장 목사의 사인을 과로사라고 통보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고 장 목사는 2일 오전 1시5분쯤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S오피스텔 9층에서 교회 여신도인 김 모씨(34. 여)와 함께 있던 현장을 남편이 급습하자 몸을 피해 베란다 에어컨에 10여분간 매달려 있다가 30미터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한편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각 언론사에 배포한 부고장에 따르면 고 장 목사는 2001년 예장합동정통 총회장 재임 중 교단장협의회 창설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 한국교회 일치운동에 새로운 발판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또 한기총은 같은 해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과 교경중앙협의회 회장, 인천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연합운동에 새로운 기록과 화제를 남기며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 장 목사의 사망원인이 낯뜨거운 불륜과 관련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한기총과 예장합동정통 교단, 인천평화교회 등 장 목사와 관련된 기관은 물론 한국교회 전체가 커다란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앤조이 2003년 12월 03일

 


 

아직 끝나지 않은 장효희 목사 사건

 

피해자 가족 사과 요구하며 1인시위…평화교회, "우리는 아무 죄 없다"

 

 

 

▲ 장효희 목사(오른쪽)와 내연녀 김아무개 여인. 남편 김창남(가명) 씨는 아내가 믿고 따르던 장효희 목사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지난 해 12월, 한국교회에 몹시 수치스런 사건이 벌어졌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길자연) 공동회장이던 장효희 목사(당시 평화교회 담임)는 자신이 담임하던 교회 여신도와 간통을 하다 현장을 급습한 남편을 피하려 오피스텔 베란다에 매달렸다. 그는 결국 약 10분 뒤 추락사했다.

장효희 목사의 영향력이 상당했기 때문에 당시 각 일간지들은 일제히 장 목사의 부고를 실었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교경중앙협의회 회장, 인천기독교총연합회 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정통) 총회장 등 화려한 경력이 뒤를 이었다. 한국교회 일치운동에 이바지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사인은 '과로로 인한 별세'로 기록됐다.

전도유망한 교계인물의 안타까운 죽음 정도로 역사에 남을 수도 있었던 사건은 며칠 지나지 않아 뒤집어졌다. 당시 평화교회가 밝힌 것처럼 장 목사가 심방을 하다 과로로 죽은 것이 아니라 간통을 하다 추락사했다는 진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평화교회 입장을 토대로 과로사로 기사를 썼던 일간지 기자들로서는 난감한 일이었다.

장효희 목사가 입에 올리기 부끄러운 이유로 유명을 달리한 지 1년. 사건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그의 죽음을 책임지려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장효희 목사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받은 사람이 즐비하지만, 어느 누구도 진실한 사과를 하려는 이가 없다.

급기야 장효희 목사의 불륜 상대였던 여신도 남편 가족이 평화교회 앞에서 1인시위를 하기에 이르렀다. 시위를 하는 김경자(가명) 씨의 가슴에는 "한 가정을 파괴하고 어머니도 죽게 만든 평화교회 관계자들"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과연 지난 1년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장 목사가 가장 소중한 것 모두 앗아갔다"

 

 

 

▲ 평화교회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김경자(가명) 씨. ⓒ뉴스앤조이 신철민

 

평화교회를 상대로 1년 넘게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김창남(가명) 씨는 장 목사가 죽으며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들을 앗아갔다고 주장한다. 김 씨는 장 목사의 불륜 상대였던 김아무개 여인의 남편.

먼저 가정이 풍비박산 났다. 불륜을 저지른 아내와는 지난 5월 남남이 됐다. 아들 둘은 뿔뿔이 흩어져 친척집에 살고 있다. 한 때 '잘나가던' 중소기업 사장이었던 김 씨는 신용불량자 신세가 됐다. 집을 나간 아내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느라 회사에 신경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사건은 올해 6월 일어났다. 정정하던 어머니가 뇌경색으로 갑자기 돌아가신 것. 시골교회를 다니며 순수한 믿음을 지켜온 어머니는 권사 신분에 걸맞게 모든 일을 '은혜롭게' 처리하기 원했다. 그러나 평소 존경하던 장효희 목사가 며느리와 간통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깊은 충격을 받았다. 김 씨는 그 때의 충격으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것이라고 믿는다.

김창남 씨는 처음에는 교회의 '진실한 사과'로 모든 일을 마무리지을 생각이었다. 세상에 널리 알릴 만큼 자랑스러운 일도 아니고, 아내의 외도에 자신의 책임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교회의 태도를 보며 마음을 고쳐 먹었다. 전혀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효희 목사의 부인과 두 자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찾아오거나 전화를 하지 않았다. 되레 장 목사가 죽은 직후 김 씨와 만난 자리에서 '재수사'를 운운했을 뿐이다. 재수사 결과 장 목사의 간통이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간통현장을 들키지 않으려고 피하다 추락사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도 사과는커녕 전화 한 통 없다고 한다.

도의적인 책임이 있는 평화교회 역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김창남 씨는 "교회 사람들이 장 목사 장례식만 치르면 사과도 하고 보상도 하겠다고 말했지만 막상 그 순간을 넘기니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평화교회 재산 대부분 장효희 목사 명의

 

 

 

▲ 김창남(가명) 씨는 평화교회나 장효희 목사 유가족의 진실한 사과를 원한다. 김 씨는 사과를 할 경우 문제를 원만하게 덮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인도적인 방법으로는 교회나 가족의 사과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 김 씨는 전략을 바꿨다. 이미 죽은 장효희 목사를 상대로 부동산가압류 신청을 낸 것이다. 장 목사의 상속인으로 이름이 올라 있는 두 자녀에게 2억 원의 가압류를 청구했다.

청구서에는 장 목사와 간통 관계에 있던 전 아내가 "장효희 목사에게 금품을 요구받고 1억 5천만 원을 편취 당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장효희 목사를 향해서는 "김아무개 여인이 배우자 있는 자임을 알면서도 수년간 간통을 하는 등 불법행위를 함으로써 혼인을 파탄시킨 책임이 있으므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2004년 11월, 법원은 김창남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장효희 목사의 재산을 상속한 부인, 두 자녀의 부동산 '인천광역시 부평구 일신동 176-13'을 가압류한다는 결정이 내려진 것. 재산 편취에 대한 부분은 기각했지만 손해배상 부분은 인정해 부동산 5천만 원에 상당하는 부분을 가압류한다는 판결이다.

법원의 판결은 평화교회와도 무관한 사항이 아니다. 법원이 가압류 결정한 곳이 바로 평화교회이기 때문이다. 장효희 목사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넘었지만 평화교회 재산 대부분은 장 목사 명의로 되어 있다.

"교회는 잘못 전혀 없다"

평화교회 관계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도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12월 7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교회 관계자들은 "가장 큰 피해자는 평화교회 성도" "사과는 교회가 할 일이 아니라 사적인 일"이라는 태도를 고수했다.

 

 

 

▲ 장효희 목사(가운데)와 교회 여신도들.ⓒ뉴스앤조이

 

평화교회 김지일 부목사는 "장 목사님 소천 뒤 성도 150여 명이 교회를 떠났다"며 성도들이 입은 상처가 크다는 것을 강조했다. 김창남 씨의 사과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물으니 "장 목사와 김아무개 여인 사이의 사적인 문제다. 교회와는 무관하다. 엄밀히 따지면 교회도 많은 피해를 입었고 명예가 손상됐다"고 주장했다. 교회 재산에 대한 가압류 결정에 대해서는 "법적인 문제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지일 목사 외에 장로 3명도 김 목사와 비슷한 입장이다. 김광식 장로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가압류 결정 사실도 처음 듣는 이야기다"며 일체의 답변을 거부했다. 곽재창 장로는 "교회는 잘못한 것이 전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창남 씨는 여전히 '진실한 사과'를 기다리고 있다. 김경자 씨가 평화교회 앞에서 하는 1인시위는 주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그 후에는 장 목사가 공동회장으로 있던 한기총 사무실이 있는 건물 앞에서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창남 씨의 목소리가 절절하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교회에 알렸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사람이 진정으로 사과하면 문제를 덮을 수 있다. 장 목사의 두 동생도 신망 받는 목회자라 들었다. 교회가 상식을 지켰으면 좋겠다."

 

<취재후기> 사과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려울까

 

 

 

▲ 인천 부평구 일신동에 있는 평화교회 전경. ⓒ뉴스앤조이 신철민

 

<뉴스앤조이>가 장효희 목사 사건을 처음 접한 것은 지난 12월. 비교적 간단하게 '고 장효희 목사, 불륜 관련 추락사 충격'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썼다. 그러나 사건의 면면이 너무 추잡하고 기독교에 미칠 영향력이 적지 않을 것을 걱정해 기사를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배치했다.

기자는 올해 여름 김창남 씨에게 처음 연락을 받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한 때 교회를 다녔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교인들이 하는 짓에 너무 실망했다는 김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 가급적이면 김 씨의 취재 의뢰를 피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당시에는 몇몇 요건이 맞지 않아 기사를 쓰지 않았다. 교회 안의 사정을 확인해줄 사람들의 협조가 전혀 없었고,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이라 기사화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 기자는 내심 법원 판결이 나기 전에 평화교회가 발벗고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길 빌었다.

다시 김창남 씨의 연락을 받고 취재를 재개한 후, 깊은 실망감이 밀려온다. 백 보 양보해서 목사도 사람이니 불륜을 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담임목사가 저지른 엄청난 사건을 수습하는 평화교회의 모습은 왜 한국교회가 사회의 지탄을 받는지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평화교회 관계자들의 주장처럼 교회 성도들과 장 목사의 유가족 역시 피해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평화교회를 이끌던 장효희 목사의 죄에 대해 평화교회는 도의적·신앙적 책임을 가진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문제다.

평화교회에 묻고 싶다. 정말 평화교회는 전혀 잘못이 없는가. 1인시위를 하는 그들 앞에서 떳떳하게 외칠 수 있는가, 나는 무죄라고.

 

뉴스앤조이 2004년 12월 0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