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케리 “이보다 더 미울순 없다”

 

예일大 동문불구 성격달라 서로 경멸


“똑같이 미국 최상류의 특권층 출신인 부시와 케리는 왜 그토록 싸우는가.”

미국 대통령 후보간의 2차례에 걸친 TV토론에서 이라크 전쟁부터 일자리 문제까지 격론을 벌였지만 정작 ‘똑같은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이 왜 그토록 충돌하는지’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11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올해 미 대선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두 후보 만큼 닮은 대통령 후보들은 2차대전 후 없었다”며 두 후보간의 개인적 충돌에 얽힌 문화적 차이를 분석했다. 조지 부시대통령과 존 케리후보는 모두 잘 나가는 가정에서 태어나 모두 예일대학을 2년차이로 다녔으며 예일대에서도 특권층의 자녀들만 가입한다는 비밀결사단체 해골단의 회원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지난 두 차례의 TV에서 보여준 모습에서 단순히 대선후보간의 경쟁 차원을 넘어선 상호 경멸에 가까운 차가운 냉기가 흐른다.

물론 두 후보는 공화당·민주당 양당을 대표하는 이데올로기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지만 여기에는 당 차원의 차이를 넘어선 개인적 감정과 선호가 있다는 게 양당 참모들의 분석이다. 부시의 한 참모는 “케리는 부시의 호소력을 이해하지 못하며 부시를 낮춰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왜 내가 여기서 이런 친구와 맞서가며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부시는 케리를 미국 북동부 뉴잉글랜드 리버럴 집단의 ‘잘난 체 하는’ 하는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 여기에는 부시 대통령이 예일대를 다닐 때 자신을 놀렸던 뉴잉글랜드 출신들에 대한 반감이 배어있다는 것. 반면 케리는 부시를 지적으로 게으르고 냉소적인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는 게 케리지인들의 전언이다.

두 사람의 성장과정의 차이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부시가 ‘돌아온 탕아’였다면 케리는 ‘모범생’이었다. 부시가 농담을 즐기는 장난꾸러기로서 매사추세츠주의 명문사립고 필립스 아카데미에서 응원단장을 맡은 반면 케리는 뉴햄셔주의 명문사립 세인트 폴 고등학교의 정치클럽과 토론반장이었다. 부시는 개신교에 부잣집 아들이었다면 케리는 가톨릭신자로 부잣집 출신은 아니었다. 부시는 케리를 정치적 야망만 있지 알맹이가 없다고 꼬집는 반면 케리는 부시를 판단력이 미숙한 사람으로 치부하는 것도 두 사람의 큰 성격차이다.


최형두기자 choihd@munhwa.com

문화일보 2004.10.12

 


 

비밀클럽 ‘해골과 뼈’

 

아버지 부시가 대통령이던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서 국제통상신용은행(BCCI)의 불법 비자금 돈세탁 스캔들이 발생했다. 파문은 부시 전 대통령까지 연루될 정도로 만만치 않았다. 결국 상원에서 특위를 구성해 조사에 나섰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조사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를 두고 세간에선 조사 책임자와 조사 대상자가 같은 비밀단체 출신이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돌았다. 당시 조사특위 위원장은 존 케리 상원의원. 문제의 단체는 극히 제한된 멤버만 가입시킨다는 예일대의 비밀 학생클럽 ‘해골과 뼈’다.

 

해적단과 같은 문양을 쓰는 이 섬뜩한 이름의 클럽은 백인 엘리트주의를 내세우는 배타적인 단체로 1832년 창설됐다. 유럽과 미국의 정치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비밀결사 프리메이슨의 한 지파로 알려지고 있다. 창설자 알폰소 태프트 전 국무장관의 아들 윌리엄은 1905년 미 육군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일본 총리대신 가쓰라 다로(桂太郞)와 한반도에서 일본의 독점적 영향력을 인정하는 소위 ‘가쓰라 태프트 밀약’을 맺은 사람이다.

 

‘해골과 뼈’의 조직 및 활동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전언에 따르면 입단식은 예일대학이 있는 세인트로렌스 강 디어섬에서 행하는데 완전 나체가 된 뒤 해골과 뼈가 그려진 관 속에 들어가 자위행위를 하는 등 엽기적인 통과의례를 거친다고 한다. 이 단체는 정기적으로 모소리움이라는 납골당에서 비밀회합을 가져 상부상조의 정신을 다진다. 회원들이 사회에 나오면 선후배간에 서로 암암리에 밀어주고 끌어주는 것은 물론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일전을 겨루게 될 부시 대통령과 케리 상원의원이 ‘해골과 뼈’의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부시 대통령은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이 클럽 출신이다. 이와 관련, 영국의 텔레그래프지는 얼마전 “이번 미 대선은 집안싸움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치는 민주니 공화니 하지만 결국 한 통속인 소수집단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강성보논설위원 sbkang@kyunghyang.com

경향신문 2004-03-08

 


 

예일大 해골단 <프리메이슨>

 

존 케리 상원의원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됨으로써 올해 미국 대선은 같은 대학 같은 학과 같은 비밀 단체 회원끼리 겨루게 됐다.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는 둘 다 예일대 법대 출신(케리가 2년 선배)인 데다 이 대학의 가장 오래된 비밀 클럽 해골단(骸骨?· Skull & Bones)의 멤버이기 때문이다.


해골단은 대통령 3명(윌리엄 태프트와 부시 부자)을 비롯해 미국 지배 엘리트의 상당수를 배출했다. 케네디 시절 안보보좌관을 지낸 맥조지 번디, 외교관이자 억만장자인 에이브럴 해리먼, 타임지 창설자인 헨리 루스, 대법원 판사 포터 스튜어트, 페덱스 창설자인 프레드릭 스미스 등이 모두 해골단 출신이다. 케리 후보의 부인 테레사 하인즈 케리의 전 남편인 상원의원 존 하인즈도 해골단원이었다.


해골단이 창설된 것은 1832년. 아편무역으로 큰 돈을 번 윌리엄 러셀의 아들이 예일대 재학 중 독일을 여행하면서 그곳의 비밀 종교 단체를 본떠 이 클럽을 만들었다니 전통이 깊다.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매년 4월 4학년생들이 그 해의 3학년생들 가운데 ‘가장 미래가 촉망되는 학생’ 또는 해골단 선배 추천으로 15명을 지명한다. 거의 백인 남성이다. 여성 회원은 1991년에 가입을 허용했는데 통틀어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신입 회원은 예일대 캠퍼스 내 ‘무덤(Tomb)’이라고 불리는 클럽 하우스(실제로 이 건물은 창문이 없어 무덤과 같이 생겼다)에서 가입식을 갖는다. 이때 신참들은 해골바가지가 그려진 가면을 뒤집어 쓴 선배들에 둘러싸여 벌거벗은 채 돌로 된 관 위에 누워 자신의 성적(性的) 편력을 고백하는 의식을 치른다고 한다. 회원들은 매주 ‘국가의 미래’나 관심사에 관한 토론도 벌이지만 가장 큰 덕목은 ‘이념이나 정치적 노선’에 우선하는 친목이다.


오늘날 해골단의 위력은 세계 질서를 배후에서 재단하고 있다는 음모론에 휩싸일 만큼 막강하다. 따라서 회원끼리 맞선 이번 대선은 ‘누가 대통령이 되건 해골단적 사고방식이 지배할 것’이란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다. 2차 대전 직후 중앙정보국(CIA) 창설 과정에 해골단원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골단의 실체는 베일에 가려있다. 최근 NBC의 팀 러셀 기자가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에게 해골단에 관해 물었지만 두 사람 모두 “그것은 비밀”이라고 답했다니 정체가 더욱 궁금하다.

 

(김효재 논설위원 hjkim@chosun.com )

조선일보 2004-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