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비밀문서 공개

투시·텔레파시로 中·소련 첩보수집


1979년 가을의 어느 날 미국 메릴랜드주 미드 군사기지.

조명이 어두운 사무실에서 한 남자가 몇 개의 지도 좌표를 앞에 두고 생각에 잠겼다. 20여분간 눈을 감고 있던 그는 "창문이 없는 나지막한 건물이 떠오릅니다. 굴뚝도 있어요. 유황과 천연가스 같은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걸 보면 금속 같은 걸 녹이는 시설인 듯합니다"라고 입을 뗐다.

그는 어딘지도 모르면서 중국 서부 신장(新疆)지역 롭 노르 사막에 위치한 중국 비밀핵시설의 모습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남자의 이름은 조셉 맥모니글이지만 이곳에선 '투시능력자 1호'로만 통했다.

최근 7만3천여쪽에 이르는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문서가 공개됨에 따라 미 정보기관들이 72년부터 96년까지 24년간 운영했던 초능력자(ESP)부대, 암호명 '스타 게이트'의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고 시사주간지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최신호(27일자)가 보도했다.

문서에 따르면 미.소 간의 스파이 전쟁이 시작된 50년대 초반부터 CIA.국방정보국(DIA) 등은 텔레파시.원거리 투시.최면술 등 초능력에 대한 연구에 돌입했다. 이들 정보기관은 72년 극비리에 미 전역에서 수십명의 초능력자들을 모아 비밀부대까지 창설했다는 것이다.

맥모니글처럼 미드 기지에 소집된 초능력자들은 실험에서 카자흐스탄 세미팔라틴스크에 있는 소련의 미사일 지하 저장시설을 정확히 묘사해 나중에 위성사진을 대조해본 CIA 당국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에 따라 CIA는 86년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거처 공습작전과, 87년에는 CIA 내부의 이중간첩 적발 등 실제 작전에도 초능력자들을 투입했던 것으로 이번에 공개된 문서에 의해 확인됐다.

US뉴스는 이와 관련, "79~94년 미드 기지의 초능력자 부대는 수천건의 임무를 포함해 대략 2백5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냉전이 끝난 뒤 인간의 인식능력으로는 '의심스러운' 이들의 초능력에 대해 미 정보당국 내부의 우려가 점점 커져갔고, 96년 존 도이치 CIA 국장이 2천만달러에 이르던 예산 지원을 중단하자 부대는 사실상 해체됐다고 잡지는 전했다.

실제로 이들 초능력자의 적중도는 15%를 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중앙일보)